423 장

멍하니 그곳에 서서 문이 조금씩 닫히는 것을 바라보며, 나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. 내려가면 다시 올라올 용기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. 마치 바닥 없는 깊은 심연에 있는 것 같았고, 출구가 조금씩 닫히고 있었다. 나는 영원히 어둠에 갇혀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.

어둠이 두려워서인지, 아니면 아내를 포기할 수 없어서인지, 엘리베이터 문이 막 닫히려는 순간, 원래 아래쪽 화살표를 눌렀던 손가락이 열림 버튼을 눌렀다. 문이 조금 열리자마자, 나는 마치 감옥에서 탈출하려는 갇힌 짐승처럼 옆으로 몸을 틀어 안에서 빠져나왔다. 왜 그랬는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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